금리 고점을 예상하며,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 ETF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추세인데요. 오늘은 투자자들이 왜 채권 ETF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왜 그럼에도 채권 ETF 투자에 지금 신중해야 하는 상황인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 채권 ETF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일까?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채권 ETF 관심이 늘어난 것은 채권 매수세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TM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라는 20년+ 장기 미국 국채 채권 3X 레버리지 ETF의 경우, 현재 최근 1달간 국내 투자자 미국 시장 순매수 금액 약 9580만 달러로,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상황인데요.
많은 투자자들이 금리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금리 인하 시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3X 레버리지 20년+ 장기 채권에 베팅을 하고 있습니다. TMF는 장기채권이고 레버리지 상품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매우 커, 채권 ETF 버전의 테슬라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위와 같이, 심지어 최근 1년간 고점 대비 최대 낙폭은 -74%로 테슬라보다도 높은 변동성을 가지고 있는 종목입니다. 한마디로 금리 인상이 멈추고 금리 인하를 하게 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예측이 빗나가면 큰 손실도 볼 수 있는 종목입니다.
인기에 편승해 출시하는 채권 ETF
이런 변동성에도 채권 ETF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국내 증권사에서는 발 빠르게 채권 ETF 상품을 추가로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주요 채권 ETF 상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대표 자산운용사의 장기 채권 관련 상품 중 많은 수가 최근 6개월 사이에 출시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증권사에서 국내와 미국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투자 금액이 몰리고 있고, 증권사도 앞다퉈 상품을 낼 정도라면 믿고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채권 ETF 매수 신중해야 하는 이유?
채권 ETF 매수, 특히 금리에 굉장히 민감한 장기 레버리지 채권 매수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연준이 최근 공개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 내용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년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경기 악화 시나리오 테스트를 통해 금융 기관들의 위험도를 산정하고, 이에 따라 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요구자본 기준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2월 발표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가 특이한 이유는 고인플레이션이 가져다줄 충격에 대한 시나리오를 추가적으로 테스트하겠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이례적으로 고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별도로 테스트한다는 것은 연준이 물가가 안정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근원 PC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물가지수만 보더라도 우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데요. 미국인의 소비 추이를 알 수 있는 PCE는 작년 7월부터 꾸준히 내려가고 있었지만, 올해 2월 다시 상승세로 전환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준의 목표치가 2% 대인 것을 감안하면 우려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전 연준총재 중에는 물가를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6.5% 수준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크로 경제는 워낙 복잡한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3월부터 다시 물가가 잡힐지 안 잡힐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요. 연준이나 한국은행에서도 현재 인플레이션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개인이 장기 국채 레버리지에 큰 투자를 하는 것은 무모한 결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기 불황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여 일부 채권 ETF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싶다면, 과도하게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하기보다는 분할 매수로 레버리지가 아닌 채권 ETF를 매수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물론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면 레버리지 장기 채권 상품으로 이익을 거두실 수도 있습니다)
결론
오늘은 기준 금리 고점이 다가온다는 판단에 높아지고 있는 채권 ETF에 대한 투자에 왜 신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최근 1년간 기준금리가 이례적으로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채권 ETF를 담는 것이 나쁜 판단이라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미국 기준 1970~80년대 오일쇼크 이후 겪어본 적 없는 고인플레이션 시대입니다. 섣불리 금리 인하를 예측하며 레버리지 채권 상품에 올인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신중히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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