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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이야기/재테크에 대한 생각

부동산 갭투자, 역전세 개념 이해하기

by 시사남 2023. 3. 31.

최근 부동산에 갭투자를 했다가 역전세 리스크에 노출되어 부동산 시장에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는데요. 여기서 얘기하는 갭투자, 역전세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갭투자란 무엇인가?

갭투자란, 집을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매수할 때 전세금을 끼고 사는 투자를 의미합니다. 갭투자는 3가지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1. 대출 -> 전세: 대출을 받아 집을 매수하고, 전세 임대를 주는 방법
  2. 계약 -> 전세: 매매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투자금으로 지불하고 전세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여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방법
  3. 전세 승계: 기존 전세금을 대신 임차인에게 반환할 것을 약속하고, 매매가에서 전세금 외 차액을 지불하고 집을 매수하는 방법

 

갭투자는 왜 하는가?

 

 

전세금을 끼고 사면 매수가에서 전세금만큼을 뺀 금액만, 자신의 투자금 혹은 대출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금보다 훨씬 더 고가의 집을 매수하고 싶을 때 보통 사용하게 됩니다. 혹은 투자금은 충분히 있더라도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로 갭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갭투자 자체가 어찌보면 이자율이 0%인 대출과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억짜리 아파트를 6억 전세를 끼고 산다면, 4억만 가지고 10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2년 뒤에 6억을 다시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새로운 임차인에게 같은 전세금만 받을 수 있다면, 이자 한 푼 없이 6억을 계속 빌려 투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사이에 만약 전세금이 6억 5천만 원으로 오르면, 6억을 돌려주고도 5천만 원을 추가 투자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갭투자는 집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르는 부동산 상승기에 유행하게 됩니다. 특히 2-3년 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부동산 공급 감소, 낮은 기준금리 등의 요소에 힘입어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자, 많은 사람들이 벼락 거지가 될 것 같은 두려움에 무리한 갭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아파트-매매가-전세가-상승률
13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 전세가 상승률

 

사실 갭투자는 대출보다도 더 위험한 레버리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역전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갭투자가 2020년에서 2021년 정점을 찍고 최근 1년간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하며, 역전세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얘기하는 역전세란 무엇일까요?

 

역전세란 무엇인가?

역전세란 갭투자를 했는데, 갭투자 당시 전세 가격보다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2년 뒤 시기에 전세금이 더 하락한 상황을 뜻합니다. 이렇게 전세금이 투자 시기보다 내려가게 되면, 투자자는 그 차액만큼을 추가로 마련해서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여기서 이 차액을 마련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대문에 역전세 리스크라는 것이 발생하게 됩니다. 

 

역전세-설명
전세가 하락에 따른 역전세 발생 원리

 

예를 들면, 위와 같이 10억짜리 집을 전세 6억을 끼고, 4억만 투자하여 매수했는데 전세금이 4억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전세금을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전세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그대로이기만 했어도,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고 새롭게 받은 전세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주기만 하면 되는데요.

 

예상과 달리 전세 가격이 하락하여 4억이 되면, 받는 새로운 전세금은 4억인데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전세금은 6억이라 2억을 더 마련해야 합니다. 역전세 때 발생한 이 차액을 잉여자금이나 대출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집을 손해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역전세가 대출보다 무서운 이유

역전세가 대출보다 무서운 이유는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대출과는 다르게 한번에 큰 목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집을 매수할 때 대출을 활용하더라도, 크게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대출 금리가 상승해도 월 단위로 이자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전세 상황에서는 애초에 갭투자에는 금액의 한도가 없기 때문에, 전세금 변동폭이 몇 억씩 발생하기 쉽고, 몇 억을 전세를 준 2년 안에 수입으로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적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추가로 받거나 강제로 집을 팔아 전세금을 반환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역전세는 왜 발생하는가?

역전세는 전세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세의 수요가 줄어들거나 실거주할 집의 공급이 많아지게 되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연간 기준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하락한 경우는 98년, 04년, 19년 이렇게 3번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10% 이상씩 하락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1년간 역전세 즉 전세가격의 하락은 왜 발생한 것일까요? 

 

아파트-전세-수급-동향
아파트 전세 수요 감소 추세

 

가장 큰 이유는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수요 감소입니다.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낮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전세를 살 때도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마련하는데요. 2021년 8월 전까지만 해도 0.5%였던 기준금리가 21년 8월부터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는 3.5%가 되면서 전세대출금리도 급등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하여 3억을 4.4%의 전세대출금리로 빌리게 되면, 매월 이자만 110만 원을 내야 하다 보니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여기에 전세 가격이 하락하며 역전세로 인해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다 보니, 더더욱 임차인들이 전세 사기를 피하기 위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되며 전세 수요를 더 낮추고 있습니다. 

 

거기에 앞으로 주택 공급량도 서울 강남 3구만 해도 올해 1만 가구가 예정되어 있어, 공급 측면에서의 압박까지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역전세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결론

갭투자는 전세금을 이자 없는 대출처럼 활용하여 투자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적은 투자금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 방법입니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양날의 검인 것처럼 갭투자 역시 반대로 전세가와 매매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역전세 리스크를 맞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역전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최악의 리스크를 고려한 수준에서 갭투자를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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