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공부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접하는 지표들이 바로 ROE, PER, PBR입니다. 이 지표들만 안다고 주식을 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모르면서 투자를 하는 것은 투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오늘은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자주 활용되는 ROE, PER, PBR 지표의 개념에 대해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ROE, PER, PBR이란 무엇인가?
ROE, PER, PBR 뜻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얼죽아씨의 카페 창업 스토리를 빗대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얼죽아씨는 아메리카노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카페를 차리기로 결심합니다. 5,000만 원을 모아 카페를 차려 1년에 비용을 제외하고 순이익 500만 원을 버는 카페로 키웠습니다. 너무 열심히 일한 나머지 번아웃이 온 얼죽아씨는 카페를 접기로 하고, 친구 아바라씨에게 5,000만 원에 카페를 넘겼습니다. 얼죽아씨 카페의 ROE, PER, PBR은 얼마라 할 수 있을까요?
ROE란?
ROE(Return on Equity) = 순이익 / 평균 자본 (기간 시작 시점 자본과 기간 마지막 시점 자본의 평균)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로, 내가 투자한 자본(Equity) 대비 얼마의 수익(Return)을 냈는지를 비율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얼마를 넣어서 얼마를 벌었는지를 의미합니다. 회사가 투자한 금액으로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얼죽아씨의 카페의 경우, 5,000만 원의 자본을 투자해서, 순이익 500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500 / 5,000인 10%의 ROE을 내는 카페라 할 수 있습니다.
ROE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가?
투자한 자본 대비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조건에서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지표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특정 업계에서 한 회사만 독보적으로 2배, 3배의 ROE를 내는 경우는 보통 좋은 퍼포먼스로 순이익이 높아서이기보다는 분모인 자본의 규모가 줄어들어서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자본의 규모가 줄어들어, ROE가 높아지는 경우는 대표적으로 3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 적자 지속 후 한 번의 높은 이익: 적자가 지속되어 자본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 번의 큰 이익이 발생하면 자본이 작아졌기 때문에 ROE가 매우 높게 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높은 이익이 지속가능한 이익이 아닐 수 있고, 또 지속되더라도 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ROE는 점차 낮아지기 때문에 해당 ROE가 지속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 자본대비 부채가 과도하게 높은 경우: 기업은 자기 자본뿐 아니라 부채를 활용하여 투자를 하고, 이익을 만들어 냅니다. 만약, 자본은 적은데 부채를 과도하게 활용하여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 ROE는 높을 수 있지만, 회사가 건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부채를 활용하여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경우 부채는 늘어나고, 자산은 줄어들어 남는 순자산(자본) 자체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분모에 해당하는 자본이 줄어들어 ROE는 올라가게 되지만, 이익을 내는 회사의 능력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 순이익과 자본이 모두 마이너스인 경우: 적자 상태이고, 부채가 상대적으로 많아 순이익과 자본이 둘 다 마이너스인 경우에도 ROE는 플러스로 표기가 됩니다. 이 경우에도 ROE가 높게 잡힐 수 있으나, 당연히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둘 다 마이너스인 경우는 ROE 지표를 활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따라서, ROE가 과도하게 높다면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회사의 높은 퍼포먼스 때문에 높아진 것인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높은 ROE가 회사의 위험 신호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ROE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ROE 수치 하나로 회사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종 업계의 평균 ROE 수치, 그리고 그 회사의 역사적인 ROE 수치의 흐름을 보고 현재 그리고 향후의 ROE가 계속 개선되거나 좋은 수치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팁은, ROE가 갑자기 높아진 경우는 보통 자본의 규모가 줄어들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고, 반면 업계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회사가 자본을 평균 대비 높은 효율로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라 추정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PER이란?
PER(Price Earnings Ratio) = 시가총액 / 순이익 or 주가 / EPS(주당 순이익)
* 미국에서는 P/E Ratio 혹은 P/E(피이)라 부른다
PER은 Price Earnings Ratio의 약자로, 회사의 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인지 비율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회사의 가치를 버는 돈 대비 몇 배를 쳐줄 것인지를 의미하며, 주가수익 배수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위 수식에서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은 상장되어 있는 기업의 총 가치라 할 수 있고, 이를 주식 개수로 나눈 것이 우리가 거래하는 1주당 가격입니다. 그래서, PER 수식인 시가총액 /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누면 주가 / EPS로도 PER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앞서 예시로 들은 얼죽아씨 카페의 경우, 아바라씨에게 5,000만 원의 회사 가치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상장된 회사는 아니지만 같은 개념을 적용해 본다면, 5,000만 원(시장에서 인정하는 회사의 총 가치) / 500만 원(순이익)인 10이 PER이라 할 수 있습니다. 500만 원을 벌지만, 순이익의 10배인 5000만 원의 가치를 인정해 준다는 뜻입니다.
PER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가?
PER이 낮으면, 회사가 만들어내는 순이익 대비 가격을 덜 주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ER이 낮다고 무조건 저평가된 주식인 것은 아닙니다. PER이 낮은 것이 저평가를 의미하지 않는 대표적인 3가지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성장률이 낮은 기업: 향후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회사 가치를 더 낮게 평가하여 시가총액이 줄어들어 PER이 낮아지게 됩니다. 이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처럼 성장성 둔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면 회사 가치는 저평가되었다 할 수 없게 됩니다.
- 낮은 레버리지 활용: 부채를 많이 활용하지 않고 자본 위주로 회사를 운영할 경우,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적어,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종업계 회사보다 PER이 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잘 풀릴 경우 레버리지는 성장을 돕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PER이 더 높았던 회사보다 저평가되었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 회사의 경쟁력, 경쟁사의 위협, 거시경제 위기 등으로 향후 회사의 전망이 부정적인 경우에도 회사 가치가 떨어져 PER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가 회사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 예상한다면, PER이 낮다고 저평가되었다고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PER이 낮아도 낮을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PER이 높아도 성장성이 높아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인지 판단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PER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만약 PER이 높다면, 그만큼 높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분석해보아야 합니다. 향후, 회사의 성장률은 어떠할지, 잉여현금창출 능력은 어떠한지, 높은 PER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회사인지를 판단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시장의 PER 평균, 그리고 회사의 역사적인 PER 수준을 확인하고,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합니다.
반대로 PER이 낮다면, 그만큼 낮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분석해 보고, 과도하게 낮게 평가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매수를 고려하는 근거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PER을 회사에 대한 가치평가를 통해 직접 산정하고, 이 PER에 기대 순이익을 곱해 회사의 미래가치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서는 이런 가치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현재 관심 있는 회사의 PER이 왜 높은지, 혹은 왜 낮은지 등 분석을 통해 회사를 공부하고, 매수 타이밍을 잡는데 활용하는 보조 지표로 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PBR이란?
PBR(Price to Book Ratio)= 시가총액 / 자본 or 주가 / BVPS (Book Value per Share)
* 미국에서는 P/B Ratio라 부른다
PBR은 Price Book Value Ratio의 약자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현재 회사의 가치가 회사를 청산할 때 이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 대비 얼마나 높게 책정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죽아씨 카페의 경우 5,000만 원 자본으로 5,000만 원의 회사 가치를 받았기 때문에, PBR로 치면 1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PBR이 1보다 낮다면, 현재 가치가 청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가치보다도 낮다는 뜻으로 회사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PBR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가?
동종 업계의 회사 간 비교하여, 특정 회사의 PBR이 더 낮으면 저평가된 회사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BR만 보고 낮은 PBR은 저평가된 회사라 판단하기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를 인수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공격적인 R&D로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자본은 줄어드나, 좋은 전략 실행으로 회사 가치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 가치 상승과 자본 감소로 PBR이 급등할 수 있으나, 고평가 되었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애초에 IT 회사처럼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의 가치가 더 큰 경우에는, 무형자산 평가가 더 부정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PBR 지표의 신뢰도가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PBR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PBR은 회사가 고평가 되었는지, 저평가되었는지 분석하는 시작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업계 평균보다 특정 회사의 PBR이 높은 편이라면, 회사가 고평가 된 것이 아닌지 분석을 해볼 수 있고, PBR이 1 이하라면, 저평가된 것이 아닌지 세부 분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ROE와 같이 분석하면 회사의 성장과 평가 가치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ROE는 낮은데 PBR이 높다면, 회사 가치가 고평가 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고, 반면에 PBR이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더라도 ROE도 같이 올라가고 있다면, 회사가 고평가 되고 있다기보다는 성장성이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론
회사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인 투자한 자본, 벌어들인 순수익과 회사의 현재 가치를 가지고 만든 지표가 ROE, PER, PBR 지표입니다. 모든 기준이 동일할 때는 PER, PBR은 낮을수록 좋고, ROE는 높을수록 좋지만, 나머지 가치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성장률, 영업마진, 레버리지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해당 지표만 가지고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투자 결정에 도움을 주는 보조 지표로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잘 알아두시고 회사 분석을 하시는데 활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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