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무료 어플 1위를 하고 있는 화제의 메타버스 메신저 앱 본디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가입 인증 포스팅도 자발적으로 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SNS 메신저 앱인데요. 도대체 어떤 서비스인지, 왜 이렇게 핫한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디는 무슨 어플인가?
본디(Bondee)는 싱가포르에 소재를 둔 메타드림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SNS 메신저 앱으로,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자신의 아바타와 아지트를 꾸밀 수 있는데요. 단순히 꾸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아지트에 놀러 가서 쪽지를 남기거나, 채팅을 할 때 아바타끼리 상호작용을 하여 캐릭터끼리 메타버스에서 소통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본디의 주요 기능
본디를 사용해 본 결과, 마치 싸이월드의 미니룸, 카카오톡의 채팅, 그리고 제페토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홈 화면 탭: 홈 화면에는 자신과 친구들의 상태메시지가 아바타의 모습으로 표현이 됩니다. 단순히 글만 나오는 게 아니라 아바타의 행동이 같이 표현되어 더 개성 있는 상태메시지 설정이 가능합니다. 또한, 플로팅이라는 기능을 사용하면, 바다를 항해하며 불특정 인원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답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사진, 영상 촬영 탭: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거나, 24시간 이내에 찍은 사진/영상만 자신의 프로필/피드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 채팅 탭: 친구로 추가된 인원과 1:1 혹은 그룹채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화 시 아바타들이 뜨고, 이모티콘 사용 시 아바타끼리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 프로필 탭: 자신의 집을 꾸밀 수 있고, 친구들의 집도 방문해서 메모를 남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집을 꾸미고, 사진이나 영상을 기록할 수 있으며, 친구들의 집도 방문하고 채팅도 하고, 바다를 항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간단한 메타버스 세상에서 실제 친구들과 소통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본디 왜 핫할까?
단순히 새로운 SNS이고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차용했기 때문에 본디가 핫한 것일까요? 사실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는 더 이상 핫한 키워드가 아닙니다. 구글 트렌드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메타버스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는 작년 1월에 비하면 30% 수준으로 바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라는 콘셉트를 가진 본디가 최근 핫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폐쇄형 SNS에 대한 갈증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이 가능한 개방형 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미국을 점령한 지는 벌써 15년이 넘었고, 한국 시장을 지배한 지도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10년 넘게 개방형 SNS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페북 스타, 인스타 인플루언서 등 해당 SNS에서 기회를 찾은 사람들도 많지만, 많은 일반 유저들은 개방형 SNS의 부작용 또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광고판이 되어 많은 이들이 기피하고 있고, 인스타그램도 점점 소셜 기능보다는 물건 파는 곳으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고와 커머스 상품에 지친 사람들이 지인과의 소셜 기능에 집중하는 폐쇄형 SNS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본디의 경우, 50명의 친구만 초대해서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플 특성상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지 않고, 친한 친구끼리만 소통하여 좀 더 소셜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돌기마련인데, 다시 싸이월드 때와 같은 폐쇄형 SNS가 개방형 SNS를 앞지르는 시대가 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 과시보다는 공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개방형 SNS의 또 하나의 단점이 바로 유저들로 하여금 과시욕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포스팅이 좋아요를 많이 받으려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고, 이목을 끌기 위해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주장이나, 부러움을 살만한 내용을 포스팅하게 됩니다.
2021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he Facebook Files 이란 이름으로 페이스북이 내부적으로 진행했던 리서치 결과에 대해 폭로하였는데요. 해당 내용을 보면 페이스북이 이익을 위해 극단적인 주장이 퍼지는 것을 방치하고, 10대 여자아이들의 우울증과 자살률 증가에 인스타그램이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개방형 SNS도 잘 절제해서 사용하면 장점도 있으나, The Facebook Files에서 얘기하는 부작용들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본디는 24시간 내 찍은 사진만 공유할 수 있고, 50명의 친구에게만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보니 과시하거나 자극적인 글을 올리기보다는 친구들과 소통을 목적으로 한 포스팅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진실된 소통에 집중한 SNS로 미국에서는 2019년에 출시한 BeReal이라는 SNS가 이미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하루에 한 번 특정 시간에 랜덤 하게 알람이 오면, 2분 안에 일상을 짧게 찍어 공유하는 앱입니다.
소수의 인원과 진실된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는 취지는 비슷하지만, 하루에 한 번 숏폼 콘텐츠로 소통한 다는 점은 채팅 기반인 본디와 다른 점입니다. 채팅 기능이 좀 더 본질적인 소통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보편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똑같이 화제를 모은다고 했을 때 지속가능성은 본디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3) 메신저의 메타버스화
본디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해서 아바타를 가지고 채팅도 하고, 자신의 방도 꾸미고, 방명록도 꾸밀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제한된 영역이지만 기타 메타버스 향 서비스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요. 이런 요소가 기존 채팅 서비스인 카카오톡이나 라인, 왓츠앱과 차별되는 포인트이자 매력 포인트입니다. 또한 채팅이 메인 기능이고 모바일 중심이라는 것이 예전의 싸이월드와의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메타버스적인 매력이 실제 핵심 기능에 의미 있는 가치를 더해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유저들은 채팅 어플을 사용할 때도 상태메시지나 프로필 사진, 위젯 꾸미기. BGM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바타를 활용한 3D 환경에서는 자신의 개성을 더 독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집니다. 또한, 자신의 아바타가 채팅할 때도 등장해서 더 몰입감 있고 재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제페토가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버전이라면, 본디는 카톡의 메타버스 버전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본디는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까?
유저를 어느 정도 모은 다음에는 사업화를 진행할 텐데요. 본디는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아직 알려진 바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사업모델 3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싸이월드의 도토리 모델 (앱 캐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싸이월드의 도토리 같은 어플 내 캐시 모델인데요. 개인별로 아바타와 방을 꾸밀 수 있는 만큼, 아바타에 입힐 수 있는 아이템이라던가, 방을 꾸밀 수 있는 소품, BGM 등을 앱 캐시로 판매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채팅 어플이기 때문에 카카오톡처럼 캐시로 재밌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이모티콘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2. 아이템 브랜드 콜라보
제페토처럼 아바타가 사용하는 아이템 혹은 방에 들어가는 소품을 브랜드와 콜라보하여 한정판을 만드는 것도 재밌는 시도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플로팅 기능을 사용하면 바다를 항해하게 되는데, 플로팅 할 때 브랜드와 관련된 아이템이 등장하는 것도 재밌는 콜라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선물하기 기능
카카오톡에서 알짜배기 사업모델이 선물하기 기능인데요. 채팅어플이다 보니, 특히 생일 등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는 것이 일종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본디를 이용하면 아바타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메시지를 보내줄 수 있기 때문에, 선물하기와 같은 기능을 넣었을 때 조금 더 재미있고 극적으로 선물을 전달해 줄 수 있어 반응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유저만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이 밖에도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이 가능할 텐데요. 과연 카카오톡이 15년 동안 지배한 한국의 채팅 시장에 본디가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결론
개방적인 관계 지향적인 SNS가 10~15년 대세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과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트렌드를 감지하고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었으나 기존의 대세 SNS 플랫폼에 대항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습니다. 본디는 이런 트렌드에 잘 편승하여, 메신저 기능과 싸이월드, 제페토 감성 한 스푼을 잘 결합하여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앞으로 얼마나 더 화제를 모으고, 그 관심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사업 개발을 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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