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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이야기/트렌드에 대한 생각

드디어 출시되는 애플페이(Apple Pay), 성공할까?

by 시사남 2023. 3. 8.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페이가 드디어 3월 20일에서 27일 즈음에 도입된다는 뉴스가 떴습니다. 처음에 언급되었던 것처럼 독점은 아니지만, 현대카드가 먼저 애플과 협의를 마치고 준비를 완료하였기 때문에 3월 출시 때는 현대카드만 애플페이에 등록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인데요. 도입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애플페이, 과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애플페이 왜 지금까지 한국에 못 들어왔나?

 

애플-페이
애플 페이

 

사실 애플페이 자체는 그렇게 새로운 서비스가 아닙니다. 애플 페이는 2014년 처음 출시해 현재 이미 전 세계 75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데요. 디지털 생태계가 굉장히 잘 구축되어 있고, 삼성페이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한국에는 왜 지금까지 진출하지 않은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애플페이의 구동 방식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애플페이는 NFC라는 비접촉식 결제 방식을 사용하나,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단말기가 마그네틱을 긁어 결제하는 MST 혹은 카드를 꽂아 결제하는 IC칩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MST도 지원하는 삼성페이와는 다르게 애플페이는 도입을 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부족하다 보니 카드사 입장에서 도입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허들로 작용했습니다.

 

시장분석업체 스캣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애플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33.1%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는데요. 1,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80% 정도를 차지하던 시장에 아이폰이 균열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가능성을 보았는지 애플이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사용처 부족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애플페이는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진출이 어려운 이유 3가지

1) 사용처 확보 이슈: NFC 단말기 보급 비용

먼저, NFC 결제 자체가 가능한 단말기 보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국내 가맹점 기준으로 보았을 때 10% 수준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현대카드가 대형 업체 대상으로 보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단말기 비용을 애플에서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웬만한 곳에서 다 사용가능한 수준이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카드사 제휴 이슈: 수수료 정책

가맹점 확장도 허들이지만, 카드사와의 제휴 역시 어려움이 존재하는데요. 그 이유는 애플페이의 경우 삼성페이와 다르게 결제 금액에 대해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확실히 수익 측면에서 이득이 아니라면 도입을 꺼릴 수 있습니다. 또한, 도입을 결정하더라도 애플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강력한 경쟁자: 삼성페이

국내 간편 결제시장은 오프라인은 삼성페이가 약 80%로 1위, 온라인은 네이버 페이와 카카오 페이가 50% 정도를 차지하며 1,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1-2년 전까지만 해도 80% 가까이 되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힘입어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애플페이 출시를 견제하기 위해 온라인 결제 1위 네이버 페이와 손을 잡고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성공할 수 있는 이유

1) 글로벌 시장에서 증명

Pulse Network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모바일 지갑 결제의 92%가 애플페이로 발생했고, 삼성페이가 5%, 구글페이가 3%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또한, 9 to 5 Mac에 따르면 2025년쯤에는 전 세계 카드 결제액의 10% 수준이 애플 페이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애플페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무시무시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높은 MZ세대 점유율

국내의 경우 아이폰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고, 이 점유율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MZ 세대인데요. MZ세대 점유율이 높은 것은 애플 페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MZ 세대의 경우, 디지털 간편 결제 사용 비중이 높은 세대이고, 입소문을 타면 빠르게 유저 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애플페이가 현대카드로만 먼저 도입된다는 소식에 현대카드를 발급받는 아이폰 유저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현대카드의 경우, 올해 1월 체크카드 발급 수가 전월대비 7% 이상 증가하였고, 전년 동기대비로는 40% 이상 급증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도입이 되어 사용 후기들이 온라인에 올라오기 시작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선점효과 노리는 유통업계

이렇게 MZ 세대들이 애플 페이에 관심을 보이게 되면, MZ 세대를 타겟팅하고 싶은 유통가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애플 고객 자체가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중요시하는 성향이 있다 보니, 유통가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타겟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롯데마트, 롯대백화점, 폴바셋, 맥도날드, 파리바게뜨, 교보문고, 폴바셋, 빽다방, 메가커피, 이디야 등이 NFC 단말기 보급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업체들이 애플페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혜택을 보게 된다면, 다른 업체 입장에서는 따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는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임팩트가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중간쯤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삼성페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유튜브처럼 국내 시장을 장악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미 애플 충성고객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예 0%부터 시작해야 했던 넷플릭스보다는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입을 보류하고 있는 카드사와 가맹점의 경우에도, 결국 선제적으로 도입한 업체들이 가져가는 이익을 보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라도 따라 도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도 처음에는 공중파 방송 3사에서 견제하고 콘텐츠도 공급되지 않도록 제한했었지만 결국 모든 방송사들이 유튜브 채널을 파서 콘텐츠를 올리고, 넷플릭스에도 콘텐츠를 공급하게 된 것처럼 애플페이도 유통사와 카드사 입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론

작년 내내 소문이 무성했던 애플페이가 드디어 올해 3월 말 국내 도입이 확정되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아직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고, 현대카드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결국에는 유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안 좋은 소식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간편 결제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네이버 등 국내 업체도 잘 대응한다면 같이 성장의 파이를 나눠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으로 앞으로의 간편 결제 시장이 어떻게 변모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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